인간의 추악한 본성

  나는 어떤 아주 사소한 행동이나 말에서 그 사람의 본질이나 생각하는 것들이 배어 나온다고 생각하는 주의다.
실제로 그런 결론이 아주 쉽게 나오도록 내게 행동하거나,또는 아닌척 하면서 가식을 떠는 모습에서 이상하게 친밀감이나 웃음을 선사해 주는게 사람 사는 모습이라고 느끼게 해주는 경우가 많다.

 아주 오래전부터 잘 알고 지내던 A라는 사람은,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혈기왕성하게 날뛰고 정의감에 차서,조금이라도 규칙이나 상식에 어긋난 일에 열변을 토하거나 바로 반응을 보여 행동하던때부터,조금 나이가 들어 세상일이라는게 그렇게 초등학교때 배우던 도덕책대로 되는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서, 내가 그동안 얼마나 바보같이 A가 원하는대로 움직여주었는지 깨닫고 한번에 마음을 거둘때까지,사람이라는 존재,즉 인간이 얼마나 가식적인 모습을 보여줄수 있는지,또 솔직한 본성을 본의아니게 혀옇게 드러내고 웃을수 있는지 가르켜준 사람이다.

 A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품고 있을법한 시기심과 이기심이 좀더 강한 사람이다.미련하고 나이도 어렸던 나는 표현하지 않으면 잘 모르는 단순한 인간형이고,안타깝게도 A는 마음속에 서랍을 나누어 이런 저런 계획이나 마음을 켠켠이 접어놓는 사람이었다.(과거형으로 쓰는 건 이제는 A에 관한 소식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결론만 말하면 나는 A가 불리한 일을 당해 누군가에게 항의하고 싶을때,예의 불쌍한 표정과 피해자란 설명에 격분에 앞뒤 따지지 않고 바로 흥분하고,가까운 사람의 흉허물에 별반 관심이 없는 나에게 이런 저런 주변인의 평가를 해서 나또한 그런 선입견을 가졌으며,나에게 베푼 친절을 빌미로 금전적인 도움을 받고 지금까지 아무런 사과도 책임도 지지 않고 있으며,신용 없는 행동으로 내 신용에 까지 직격탄을 날리면서 아무런 해명조차 없지만 그냥 내버려 뒀다.

 나는 좀더 일찍 깨달았어야 한다.왜A는, 늘 내가 물건을 구입할때 옆에서 도움을 주겠다고 나서지만 결국 A의 취향대로 물건을 고르고,결국 빌려가서 수년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고,어느날 우연히 마주칠때 내 것을 입거나 들고 있으며,제대로 된 친구(이성 동성 다 포함해서)하나 없이 긴시간을 보내오는지,A와 새로 만나게 되어 긴시간을 같이 하는 사람이 없는지,연애조차 제대로 못하는지,이성을 만나면 왜 두번째 만남은 이루어 지지 않는지,어릴때 친구들 조차 혀를 차며 떠나가는지.

 A는 늘 누군가를 험담하고 있고,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으며,겉모습이나 재력으로 상대방을 평가한다.물론 말로는 절대 아니라고 한다,그러나 나는깨달았어야 한다.운전을 하면서 길거리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옷차림을 평가하고-정작 본인은 주로 트레이닝복 차림이거나 ,어울리지 않은 차림일때가 대부분이다.예를 들어 낡아빠진 가짜 세븐진에 앞이 뾰족한 구두랄지-어릴때 부터 절친이 사업이 힘들어 할때 그럴줄 알았다고 하던지-그때 당시는 IMF였다-자신의 한달 급여에 맞먹는 물건을 카드로 긁을때 나는 알아차렸어야 한다.아주 단순한 행동.언행이었지만 그 모든것이 A를 대변해주는 모습이었던거다.

  하지만 과연 나는 깨닫지 못했을까?
그런 저급한 류의 인간과 어울려 다닌 나는 얼마나 청렴할수 있었을까?
내가 그러지 못하는것들,남의 불행을 보고 조소하거나,누군가를 비판하거나 하는 것들을 바라보며 일종의 대리 만족을 느낀건 아니었을까?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배우고 ,스스로를 그런것은 나쁘다고 이미 평가하면서 내 자신을 절제 한다는 자체가 내가 그러한 욕망을 가지고 있는것은 아니었을까.내가 내 자존심에 허용이 안되서 A가 하는것을 그저 바라보며 웃을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지 반문해본다.
 A가 내게 금전적으로 실수를 하고,내 주변사람들에게(몇명 안되는)실수를 해서 내 마음에서 멀어진걸까 아니면 비로소 나는
그러한 대리만족조차도 귀찮고 피곤한걸까.그것도 아니면 이젠 내가 조금은 성숙해져서 그런 심리적인 만족감따위는 필요 없어진걸까.
 어차피 나또한 추악한 본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인간일 뿐인데,결국 A와 어울리고 방치했다는 행동도 A또한 나를 평가하는 잣대가 되어 마음대로 누군가를 험담하고,실수하고 다녔는지도 모를일이다.

 내가 A와의 인연을 완전히 끊었을때.나는 알수 없는 해방감과 자유를 느꼈다.어쩐지 한 인간으로 조금더 성숙해지는 느낌조차 받았다.내 입장에서는 A가 정말 결정적인 실수를 제공해주었고(가정을 위험하게 하는 짓을 하고 있다)오랫동안 내가 반성하고 절제하던 것들을 이제는 정말 무심하게 받아들일수 있게 해준것이다.

 문득 타산지석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by 배리린든 | 2008/12/26 10:20 |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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